나의 시
접동새
숨그네
2020. 3. 23. 14:31
내 울음이 저와 같아서
붉게 꽃피어 오르는 절망으로
그대의 잿빛 우울 깊숙한 곳에 닿을 수 있다면
울어,
울어 삼백예순날 목 터져라 울음 울어
가슴 저미는 절망을 꽃 피우겠네
내절망이 그와 같아서
묵정밭 이랑에 파도처럼 일렁이는 자운영으로
검게 이글거린 그대의 분노 잠재울 수 있다면
피어,
피어 그대의 발치아래 지천으로 피어
하늘 아래 묶인 영혼 타래 풀겠네
그대 사랑이 저와 같아서
서운 이벼 붉은 울음으로 토해내기
긴 눈물 낯선 새 한 마리 물고 가네
가면 갈수록 깊고 멀어지는 삶이여
울음 울어 절망하는 날들의 덧없음이여
외롭게 사랑하여 더 외로이 홀로되는 우리들 사랑이여
접동새 울음운다
그대의 가슴에서 홀로 울음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