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시
봄의 환
숨그네
2020. 3. 23. 13:49
나는 너를 찾아 헤매느라 발이 부르터
상처에 기대어 산다
너는 뜬소문이라 하여 등돌린 뭇 사람들
메아리처럼 가볍게 사랑을 상실한다
그 오래 버려진 묵정밭과도 같은 상실의 터에
나, 더러운 이부자리 영원인냥 뒤집어 쓰고
꿈을 더듬으며 잠꼬대한다
너를 그리며
꿈의 거푸집에서 몸사라여 새 한마리 날아오른다
너에 대한 환처럼
난 오랫동안 길눈이 어두워
우리가 잠시 떠돌이처럼 머룰다 간
초라한 자리도 찾지 못하고
빗물 괸 빈집에 오랫동안
서있다
하늘이 있었던가
거기 새들이 날고 비바람치고 눈이 날리어
세상을 덮었다던데
따이 있었던가
강아지풀이 돋고 달맞이 꽃 인적 드문 둑길을 휘감고
강이 흐로고 그대를 닮은 끝없는 길이 나 있고
방미와서 오래 지쳐 힘없는 그대 영혼
구혼하듯 세상 밖으로 데리고 갔다던데
-94. 동생을 그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