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언제나 현재를 사는 우리를 호명하고 우리가 끝내 답하지 못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하면서 우리를 들볶는다. 때론 슬픔과 고통으로 그리고 회한으로 일상의 나룻배에 실려 정처 없이 떠내려온 삶을 잠시 멈춰 세우게 한다. 그리고 그 질문이 역사적인 진실이든 개별적 존재론적인 진실이든 우리의 허약한 양심을 들춰보며 너는 무엇을 들었으며 무엇을 보았으며 무엇을 생각했으며 그리고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아프게 질문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문학은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든 , 어렸을 적 끌적였던 구두상자에 쓴 시든, 아님 종이벌레에 좀먹은 수십 년 전 일기장에 자신만의 작은 심장으로 작고 삐뚤빠툴하게 두서없이 써 내려간 일상의 기록이든 실체를 입은 언어의 힘은 가늘고도 단단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