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인 책장을 넘긴다
거기, 쓰러진 우울 한 점 접히어 있다
한여인 책장을 넘긴다
세상의 더께를 떨어내듯 활자들의 난립,
책장 밖으로 터져나온다
한여인 책장을 넘긴다
세상은 그녀를 겁먹은 아이처럼
붉은 선을 그어대는 이방인이라 하는데
한 여인 책장속에서 비밀스러운 세상 거주민들을
이끌고 나와 파아랗게 세상을 색칠한다
높은 담장 하나 삽시간에 우뚝 솟는다
한여인 책장을 넘긴다
밀림속의 거류민 여인의 손목을 끌고
햇살 좋은 숲속으로 산책을 간다
한 여인 화석으로 붙박혀
밀림의 옷을 입는다
한여인 책장을 넘긴다
유영하듯 공기를 가로지르는 철새
그녀에게 얇고 투명한 날개 어깨죽지에 달아준다
한여인 날아오른다
세상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숨막히다
한여인 책속에 묻힌다
폭풍우처럼 달아오느른 열애의 언어들
한여인 품 속에 비밀의 방 하나 만들어 준다
한여인 시간의 문 밖에서 부유하며
희롱하듯 달콤하게 책장 밖으로
걸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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