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 4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손턴 와일더

이 전설적인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1714년 7월 20일 정오. 페루에서 가장 멋진 다리가 무너지며 다섯 명의 여행자가 그 아래의 골짜기로 추락했다. 이 다리는 백년전 잉카인들이 리마와 쿠스코를 잇기 위해 고리버들을 엮어서 만든 것이다.이 다리의 이름이 산 루이스 레이의 다리다. 모든 사람이 깊은 영향을 받았지만 오직 한 사람 주니퍼 수사만이 거기에 대해 무언가 행동을 취하려고 했다. 즉 그는 '신의 의도'가 아닌지 의심될 만큼 놀라운 우연의 연속으로 볼 것인지 증명하고자 했다. 즉 우리는 우연히 살고 우연히 죽는 일일까. 아니면 계획에 의해 죽는 것일까. 주니퍼 신부는 여기에서 죽은 다섯 명의 숨겨진 삶을 조사하고 그 죽음의 이유를 밝혀내겠다고 마음먹는다. ""신형철의 해제에서 그는 옛날식 우화..

카테고리 없음 2025.05.26

포루투칼의 높은 산- 얀 마텔을 읽다

얀 마텔. 그의 소설을 읽고 나서 나직하게 그의 이름을 불러본다. 어쩜 이렇게 매력적인 이야기를 담당하게 구성할 수 있을까. 마음이 벅차오르고 감동이 아주 낮게 , 그리고 오랫동안 마치 끈끈이처럼 내 마음에 남아있다. 실은 몇 년 전 읽은 소설인데 그때는 끝까지 읽지 못하고 책장에 꽂아두고 다른 책으로 옮겨 갔다. 그땐 그랬다. 작가가 의도한 긴 호흡에 올라탈 수가 없었다. 이후 포르투갈 여행을 앞두고 포르투갈 작가의 작품을 읽고 싶어 다시 책장에서 꺼내 읽었다. 그런데 그때 놓쳤던 이야기들이 단숨에 훅 나를 압도했다. 얀마텔의 인상깊은 작품인 는 영화로 수년 전에 보았다. 그 영화 또한 얼마나 독특하고 감동적이었던지. 얀마텔의 포르투칼의 높은 산은 옮긴이의 말처럼 플롯과 주제 스토리 인물들이 그야말로 ..

카테고리 없음 2025.05.26

빛과 실-한강을 읽다

문학은 언제나 현재를 사는 우리를 호명하고 우리가 끝내 답하지 못한 질문들과 마주하게 하면서 우리를 들볶는다. 때론 슬픔과 고통으로 그리고 회한으로 일상의 나룻배에 실려 정처 없이 떠내려온 삶을 잠시 멈춰 세우게 한다. 그리고 그 질문이 역사적인 진실이든 개별적 존재론적인 진실이든 우리의 허약한 양심을 들춰보며 너는 무엇을 들었으며 무엇을 보았으며 무엇을 생각했으며 그리고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아프게 질문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있는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다. 문학은 노벨상을 수상한 작가의 작품이든 , 어렸을 적 끌적였던 구두상자에 쓴 시든, 아님 종이벌레에 좀먹은 수십 년 전 일기장에 자신만의 작은 심장으로 작고 삐뚤빠툴하게 두서없이 써 내려간 일상의 기록이든 실체를 입은 언어의 힘은 가늘고도 단단해..

책 이야기 2025.05.16

말- 장폴 샤르트르

“구토"는 사물과 자기와의 거리를 느낄 때의 감정이다.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 실존주의 문학가 사르트르를 우연찮게 다시 만난다. 아들이 최근에 빠져들었던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언급된 사르트르에 대해 궁금해한지라 20대 초에 어렵게 접했던 그의 작품을 다시 구매해서 두 권을 읽었다. 구토와 말. 먼저 구토에 대해 살펴보자. 그가 30대 초에 쓴 구토는 실존에 직면한 불안한 젊은이의 불안이 그대로 전달되어 왔다. 재미로 읽는 책은 아니고 대단한 서사적 구조가 있는 작품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사르트르의 사유의 단초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먼저 읽은 그의 작품에서 인상적인 말들을 담아 본다. 구토는 앙투앙 로캉탱의 서류 속에서 발견된 기록이라고 소개된다. 그는 그 당시 아프리카 중앙유럽 극..

책 이야기 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