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자기 앞의 생 - 에밀 아자르

숨그네 2023. 3. 24. 23:57


아주 외로운 날에 가만히 불러 본다. 슬프지만 너무나 씩씩하고 사랑스러운 친구  “모모”
에밀아자르 또는 로맹가리의 너무나 유명한 책 <자기 앞의 생>을 며칠 전 읽었다. 너무나 쩨쩨하고 부조리한 세상에 절망하고 기댈 데가 없어 뉴스도 드라마도 친구들과의 만남도 그저 심드렁할 때 모모가 나를 위로해 준다. 그리고 모모와 함께 행복했다.
모모가 묻는다. 하밀 할아버지 세상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모모가 답한다. 세상은 사랑 없이 살 수 없어요. 동의한다. 자신을 구원하는 것도 사랑이니까. 사랑 없는 삭막하고 메마른 곳에는 인간이라는 씨앗이 자라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그저 자기 앞의 생을 그저 살아내야 할 것이다.

앙드레 도텔의 소설 속 말처럼 “ 살아야 했다고. 알아들었어? 물론, 너나 나나 도대체 어디에 쓸모가 있었겠니? 그래도 살아야 해. 뭣 때문이냐고? 아무것 때문에도 아니지. 그냥 여기 있기 위해서라도, 파도처럼, 자갈돌처럼, 파도와 함께. 자갈돌들과 함께, 빛과 함께. 모든 것이 다 함께. “

로맹가리는 1914년 모스크바에서 유태계로 태아난 프랑스인으로 살다. ”하늘의 뿌리“로 프랑스에서 가장 권위 있는 공큐르 상을 수상했고, 1975년 에밀아자르라는 가명으로 ” 자기 앞의 생” 이란 작품으로 두 번째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1980년 12월 2일 에밀 아자르가 로랭 가리였다는 사실이 그가 프랑스에서 자살한 이후 발견된 유서를 통해서 공식적으로 밝혀졌다.  마흔 다섯 나이에 할리우드에서 스물한 살의 영화배우 진세버그와 두 번째 결혼을 한다. 진 세버그는 로맹가리와 헤어진 후 일 년 뒤 실종 10일 만에 자신의 자동차 안에서 발견되었다. 그 후 로랭 가리는 자신의 입안에 권총을 넣고 방아쇠를 당겨 역시 자살했다. 그는 예순여섯이었다.
그의 유서의 마지막 말은.    “ 나는 마침내 나를 완전히 표현했다.“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본다.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다. “

먼저 말해 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의 칠 층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로자 아줌마는 육중한 몸뚱이를 오로지 두 다리로 지탱하여 매일 칠 층까지 오르내려야 했다...
내가 로자 아줌마를 맨 처음 본 것은 아마도 세 살 때였던 것 같다. 그 이전의 일은 기억에 없다.
아줌마와 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우리 둘 다 아무것도 아무도 없다는 …
아무래도 하밀 할아버지의 말이 틀린 것 같다. 왜냐하면 정의롭지 않은 사람들은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하밀 할아버지 ; 알제리 출생의 양탄자 행상으로 떠 돌아 다니지 않았다면.. 빅토르 위고의 책을 닳을 정도로 끼고 다니던.
이 세상엔 전적으로 희거나 검은 것은 없고,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으며 또한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이렇게 그를 부르고 싶은 거은 그를 사랑하고 그 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직 있다는 것과 그에게 그런 이름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이다.
삶은 살아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우리를 죽게 하는 것도 생이지만 이 세상에 태아 나게 한 것 도 바로 그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이라는 사실.
미모사 나무
”모모야. 여기가 내 유태인 둥지야.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
”뭐가 무서워요? “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란다. “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서 제일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
내 우산 아르튀르
그녀는,로자 할머니는 머릿가락도 없고 모무게는 구십오 킬로 그램이 되고 너무도 못생겼다.
롤라 아줌마. 그녀는 불로뉴 숲에서 동성연애자들을 상대로 돈벌이를 한다.
시간은 낙타 대상들과 함께 사막에서부터 느리게 오는 것이며 영원을 운반하고 있기 때문에  바쁠 일이 없다고 했다. 매일 조금씩  시간을 도둑질당하고 있는 노파의 얼굴에서 시간을 발견하는 것보다는 이런 이야기 속에서 시간을 말하는 것이 훨씬 아름다웠다.
그런데 자연은 노인들을 공격한다. 자연은 야비한 악당이어서 그들은 야금야금 파먹어간다. 우리 인간들에게 그것이 더 가혹하게 느껴지는 것은 노인을 안락사시킬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연이 그들을 천천히 목 조르고 결국에 머리에서 눈알이 튀어나오게 될 때까지 내버려 두어야 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종족단위로 살고 있기 때문에 노인들이 인기가 많다고 한다. 노인들이 죽어서도 종족을 위해 많은 일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
나는 로자 아줌마를 사랑했고, 계속 그녀가 그리울 것이다. 하지만 이지 아이들이 조르니 함께 있고 싶다. 나딘 아줌마는 내게 세상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무척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르튀르를 필요로 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고. 그래서 내가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