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님이 한겨례 신문 기고란에 실린 글에 이런 내용이 있다.
2012년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있었던 일인데 청소노동자들이 임금삭감에 항의하며 파업을 했다. 공항이 쓰레기 더미로 뒤덮여 아수라장이 된 사진이 한국신문에도 보도됐다. 그 사진에서 출입국 수속을 위해 줄 서 있는 여행객들의 모습은 일상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고. 그런데 이 소식을 알게 된 바르셀로나의 한국인 유학생들이 자원봉사단을 꾸려 청소를 하러 갔단다. 뜻밖에 바로셀로나 시민들의 거친 항의를 받은 건 시위노동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그 자원봉사자였다고 한다. 그 이유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권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이 시민들의 항의 이유였단다. 한국언론에 실린 공항사진에서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은 쓰례기만 보았지 시민이라면 노동자의 권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시민들의 상식은 그 사회의 제도에 영향을 받지만 사회의 잘못을 고치는 제도를 만들 수도 있다고. 우리는 혐오와 차별을 막기 위해 용기를 내는 첫번째 사람이 될 수 도 있고, 그 사람의 용기에 반응하는 두번째 , 세번째 용기 일 수 도 있으며 반대로 어렵게 낸 누군가의 용기를 꺾는 방관자, 아니면 알게 모르게 차별에 동조하거나 혐오를 확산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고. 그래서 이 글을 읽는 당신은 과연 어떤 시민인가를 묻고 있다.
몇년전 홍세화 님이 생각의좌표 라는 책을 가지고 강의하는 자리에 있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생각을 형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 어떻게 그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 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면 올바른 시민의 생각의 좌표는 어떠해야하는지. 움직이지 않은 나침판의 추는 가능하지 않다. 어느 한쪽으로 기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 기울임의 방향이 불공정하고 부도덕하거나 사회적 약자들을 차별하거나 혐오를 만들어내는 쪽이 아닌 공평과 배려와 공감하는 쪽이어야 하지않을까. 좌표를 움직이는 힘은 하지만 쉽지않다. 그것은 일상적인 평화로움과 편안함을 소란하게 깨우는 것이고 우리의 안위와 안락함을 위협할 수 있다. 일상적인 안위의 희생없이 공감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이것은 나침판의 추를 기울게 하는 생각의 힘, 세계를 보는 눈, 가치관의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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