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죽나무
5월이 가기전에 동네 야산에 피어있는 때죽나무 흰꽃의 향기를 놓치지않고 맡아 보기길... 장미처럼 심장 가까이를 급습하는 강한 향이 아니고, 봄철의 후레지어처럼 아련하게 기약없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게 만드는 향도 아닌 그저 향기의 풍문을 쫒아 이리저리 코를 큼큼거리며 숲을 기웃거리면 저 멀리서 가지 끝에 수없는 종이 종처럼 매달려 '나 여기 있어요'라며 속삭이듯 손짓하는 귀여운 향기의 때죽나무. 줄기는 오래 씻지 못해 때가 올라 거뭇거뭇하지만 피부는 노각나무처럼 매끈하다.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하얗고 앙증맞게 피어있는 꽃이 내품는 가만가만한 꽃 향기의 유혹은 그냥 그 자리에 오랫동안 서서 서성이게 만든다. 꽃은 쪽동백나무와 많이 닮았고 5,6월에 핀단다. 꽃잎은 금새 땅바닥에 떨어져 밟기가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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