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야기

청산되지 않은 것은 결국 귀환하기 마련이다.

숨그네 2022. 8. 9. 15:52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독재의 야만에 맞서 싸우면서 인간적인 존엄과 동지들에 대한 의리와 신의를 끝내 저버리지 못하고 혹독한 고문과 정신적인 학대에 시달리다 결국은 동지들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버린 8,90년대 민주화운동 관련자 최동. 그와 함께 써클 후배이자 인노회 동료였던 현 경찰국장 김순호. 그는 89년초 갑자기 자취를 감추었다가 그 해 8월 대공경찰로 특채됐고 범인검거 유공포상을 몇차례 받은 사실이 알려졌고 당시 군부에 의해 와해되고 파괴된 조직의 배후에는 김순호 라는 프락치, 배신자가 있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남은 동료들과 정황들이 말하고 있다한다. 일제시대 때 독립운동하는 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을 검거하고 탄압했던 반민족적인 인사들이 그들을 역사적인 법정에 세워 단죄하고  처벌할 목적으로 설립된 반민특위가 해체되고 미군정의 관료주의적인 인사정책으로 다시 경찰과 치안대로 등용되면서 수치스럽고 아이러니 하게도 재기에 성공했던 해방이후의 역사가 다시 칠팔십년대의 독재정권이 민주화와 인권회복을 위해 투쟁했던 운동권 사람들을   억압하고 감옥에 가두고 고문하면서 자신들의 정치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프락치들을 이용하고 권력의 중요한 자리에 그들을 앉게 하는 끝없이 순환되는 모습들을 낳게 하는 것이다.  같은 정치적 신념으로 뭉쳐 써클 운동을 하던 한 명의 동지는 치안본부의 조사 끝에 동지들을 지켜내기 위해 극단적 선택을 하고 다른 한명은 프락치로 공을 세워 동지들을 배신한 댓가로 승승장구 유공포상을 받고 마침내 다시 부활하고 있는 치안본부 즉 경찰국의 수장이 됐다는 역사적 아이러니.
하지만 미네르바의 올빼미가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펴는 것처럼 역사의 심판대는 준엄하고 그 모든 것들은 시기가 오면 제대로 평가될 것이라 믿는다. 현재에는 승승장구 권력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영화를 누리고 있을 지 모를 김순호의 과거 행적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여전히 주변에 많고 그가 저지른 비인간적인 행태는 절대 잊혀지지 않고 불명예그럽게 역사의 전당에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자신보다 못한 처지에 있던 노동자들을 위해 연대하고 그들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자신의 청춘을 불살랐던 민주청년 최동은 비록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지만 대대손손 민주유공자로 평가되어 명예스럽게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