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보며 서로 생각하지 않고 대화하지 않기
그녀와의 최선의 대응방식이다
도화선에 불을 당기는 것은
그녀와의 대화이며 그녀에 대한 사유이다
무언의 대결
싸우지 않아도 언제나 우리는
내전을 치열하게 치루고 난 두의 삭막한 페허위에
깃발없이 나뒹굴고 있다
상관없이 말하기
그녀와의 두번째 대화바익이다
나는 그녀의자아에서 외롭게 추방당하고
그녀는 나의 세계에서 저만치 소외당하기
그리하여 우리는 모순위에 나란히 피어있는
한뿌리의 고독한 두 잎사귀이다
건너뛰어 대화하기
그녀와의 가장 일상적인 만남이다
매개인을 통해 온 그녀의 삶은
타인의 냉정한 표정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버젓이 기뚱거리는 삶에
목발을 나눠짚고
깊게 패인 진창의 삶을 아슬하게 건널수 있다
그녀가 내가 아니고
내가 그녀가 아니라는 단순한 형식놀리로
우리는 불안한 전진을 하는 것이다
어딘가 복병처럼 도라린 혈육의 진저리치는 만남을
그 만남을 요령껏 피해하는 것이
그녀와 나의 마지막 만남의 형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