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8.15>
감각이 기억을 가져온다. 그것은 오래된 기억들이 저장된 곳에서 관련된 기억들을 감각신경들이 불려내는 것이라고. 이것을 "관계기억"이라고 한단다. 미각과 특히 후각. 냄새와 맛이라는 감각이 불러들이는 오랜 기억들. 세월에 시큼하고 비린 맛이 약해졌지만 그때의 시간과 장소들이 고스란히 소환되면서 우리는 과거를 다른 색깔로 산다. 같은 것은 없다. 착각이다.

<2025.8.16>
조지아 오키프의 그림은 마치 여성의 버지니아를 연상시키는 그림을 그렸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딱히 여성의 신체 일부를 환기시키기 위해 그린 그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그린 그녀의 집에 있는 문.. 수십 장의 그림을 하나의 문을 대상으로 그렸다고 한다. 브레이킹 배드라는 넷플릭스 시리즈물에서 주인공은 묻는다. 왜 같은 문을 수십 번 그렸을까. 그게 그건데.. " 세상에 같은 건 하나도 없어. 우리가 매일 똑같이 하는 일상의 일들이 반복된다고 해서 다 같지는 않잖아. 그렇다면 딱 한번 눈을 뜨고 , 딱 한 번만 식사를 하고 딱 한 번만 잠자리에 들고 딱 한 번만 섹스를 하겠지. 그녀가 그린 문은 다 다른 문일 거야. 바람과 빛, 매일 겪은 일상의 세세한 차이들. 그런 감각들을 기억하고 싶었겠지..." 그녀가 말한다.
그녀는 약물중독으로 사망한다. 망나리처럼 보이는, 하지만 섬세하고 부드러운 내면을 가진 그가 그녀를 사랑한 이유다. 브레이킹 배드에 요즘 빠져있다.

<2025.8.17>
성공의 기억을 가져야 한다고. 어느 날 < 엘리베이터에 끼인 남자>를 쓴 김영하 작가가 오래전 어느 신문 인터뷰에서 말했다. 정말동의했다. 성공의 기억. 그것이 절반의 성공이더라도... 불안이 매일 영혼을 잠식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더욱더. 불안과 좌절, 자책감으로 떠밀려가면서 자꾸 밑이 두려울 때 우리가 의지하는 것은 한 스푼의 성공의 기억이 될 수 있다. 그게 뭐이든 자신이 이뤄 된 것이라면..

<2025.8.19>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이건 파이프가 아니다.>
파이프를 대상으로 그려놓고 이건 파이프가 아니다고 그림아래 쓰여 있다. 관습에 따르면 파이프를 재현한 그림 속의 파이프는 파이프가 맞지만 마그리트는 관습적 사고방식을 깨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림과 문장을 모순적으로 표현하였다. 미술가가 대상을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대상의 재현일 뿐이지, 그 대상 자체 일수는 없다는 말..
또한 말의 신화에 갇힐 수 있다는 것. 실재를 위반한 말의 위력에 판단이 흔들리면서 자기기만에 빠질 수 있다는 말인가. 누가 그 말을 하는가. 말의 권력.. 말의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비판적 사유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기 위한 공부...

<2025.8.20>
케이팝 데몬헌터스는 영웅서사를 기반으로 한 할리우드식 영화가 더 이상 맹위를 떨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주변화되어있던 보통 사람들의 주목받지 못한 주변인의 삶을 그대로 응원하는 영화라고... 굳이 영웅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소시민들에게 그들이 일상을 살아내는 밋밋한 이야기가 그 어떤 영웅의 이야기보다 우선하고 중요하다는 것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시대의 철학자 박구용교수는 타자에 대한 동경이 아닌 그대로의 존중을 받고 싶다는 보통 사람들의 정체성이라는 것을 보여준 영화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서사가 아니라 극복서사라고... 소외되고 원자화된 이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의 찬사.

<2025. 8. 20>
가치는 어디에서 오는가.
중세시대 신중심 사회에서는 아르케에 가까울수록 높은 가치를 갖는다고 했지만 중세 이후 신중심에서 인간중심으로 옮겨오는 사회경제적 변화로 인해 가치에 관한 논쟁이 변화해 왔다. 가치는 노동에서 나온다. 노동가치론이 대세로 리를 잡기 시작했다.
가치는 사용가치와 교환가치로 나뉜다. 사용가치는 없으면서 교환가치만 갖는 것이 화폐다. 지금의 코인은 사용가치 제로 교환가치 백인 금융자본주의의 끝판왕이다. 옛날부터 토지, 공기, 물 풀등은 교환가치로 환산될 수 없는 사용가치 백인 공동재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렇지만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게 되는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이 공공재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논쟁의 중심이었다. 임마누엘 칸트는 공공재 특히 토지는 공공재를 기반으로 해서 점유권과 사용권을 제한적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을 자연스럽게 사적소유권으로 생각하고 영구적으로 소유, 투기의 대상으로 여기는 현재 우리가 생각해 볼만한 것이다.
공공재인 토지개발로 인해 생긴 이익을 원래의 주인이었던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 그것을 포함한 국가 공용재 재원을 얻기본소득으로 국민들에게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옳다.
모든 사적 소유는 공적소유의 기반 위에 있다는 것. 경치를 빌려와 집을 짓는다는 생각. 그래서 자신의 집도 공공의 미적 심미안과 가치를 저어해서는 안된다는 것. 유럽에서 함부로 집을 수리하거나 지붕 색깔을 마음대로 고치지 못하고 하고 지자체의 심의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옳다. 그럴 수 있게 되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공부와 인식전환이 필요한가.

상처적 체질 -류 근
나는 빈 들녘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
갈 길 가로막는 노을 따위에
흔히 다친다
내가 기어가는 노래
나를 불러 세우던 몇 번의 가을
내가 쓰러져 새벽까지 울던
한 세월 가파른 사랑 때문에 거듭 다치고
나를 쓰러져 새벽까지 울던
한 세월 가파른 사랑 때문에 거듭 다치고
나를 버리고 간 강물들과
자라서는 한번 빠져 다시는 떠오르지 않던
서편 바다의 별빛들 때문에 깊이 다친다
상처는 내가 바라보는 세월
한팎에서 수많은 봄날을 이룩하지만 봄날,
아무 도기억하지 않는 꽃들이 세상에 왔다 가듯
내게도 부를 수 없는 상처의
이름은 늘 있다
저물고 저무는 하늘 근처에
보람 없이 왔다 가는 저녁놀처럼
내가 간직한 상처의 열망, 상처의 거듭된
페허,
그런 것들에 내 일찍이
이름을 붙여주진 못하였다
그러나 나는 또 이름 없이
다친다
상처는 나의 체질
어떤 달콤한 절망으로도
나를 아주 쓰러뜨리지는 못하였으므로
내 저무는 상처의 꽃밭 뒤에 거듭 내리는
오, 저 찬란한 채찍

<2025년 8월 23일 토요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 그리고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연주를 하는 필하모니코리아 오케스트라가 순천에 왔다. 지휘자는 지중배 그리고 피아니스트 김도현.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연주였다.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간 베를린 필하모니 연주에 이어 한국에선 첫 번째. 라흐마니노프를 특히 좋아한다. 그의 음악에 흐르는 슬픔의 정서를 좋아하는 이유다.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한 이후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았던 그의 멜랑콜리가 음악에 그대로 전달된다.
1901년 작곡된 피아노협주곡 2번의 1악장만 들어봤는데 전장을 듣는 건 처음이다. 우울증을 겪었던 그가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의 도움으로 재기하며 헌정한 곡이라 한다. 그의 자존감 회복과 예술적 재도약의 상징이었다고 한다.
3악장으로 구성된 곡이다. 1악장은 절망에서 희망으로의 여정을 2악장은 명상적 서정성을 3악장은 역동적 승리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한다. 교향곡 1번 실패 후 3년간 창작 침체에 빠져있던 라흐마니노프는 딜박사의 치료로 회복하며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내면의 갈등과 회복을 음악으로 형상화했다고 한다. 3악장의 폭발적인 피날레는 마치 고통의 심연에서 분투하며 지낸 오랜 시간을 폭풍처럼 분출해 내는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그리고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 E단조로 작곡된 곡으로 베토벤 교향곡 운명 주제를 연상시키는 운명적 테마를 중심으로 전개된 곡이다. 4악장 구성으로 1악장의 어두운 서주가 곡 전체를 관통하며, 4악장에서 웅장한 승리로 마무리된다. 3악장의 왈츠는 암울한 분위기를 잠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결혼에 실패한 후 정신적 압박을 겪은 후 후언자 폰 메크 부인의 지원으로 모스크바 근교에서 작곡했다고 한다. 그는 이곡에 대해 " 그동안의 교향곡들이 논리적인 면모나 구성상의 견고함이 떨어진다고 생각했고 , 이 곡에서 그런 결점을 만회하려고 했다고 술회했다.

<2025. 8월 25일 월요일>
DJ- 오부치 이후 새로운 한일관계가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반가운 전망이 나온단다. 이재명 대통령 파이팅. 한일공동성명발표문에 과거 한국에 끼친 피해와 고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한다는 부분을 실었다 한다. 과거사에 매여 첨예한 국익과 관련된 트럼프 관세정책에 대한 공동대응과 상호발전이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의 한일정상회담 전 발언 때문에 진보진영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위안부와 강제징용에 대한 전 점부의 졸속협약에 대한 대통령의 좀 더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의한다. 파시즘적인 권력행사를 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동대응을 위해서는 반보 양보하면서 함께 나아가야 할 시대적인 상황이 고려돼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이재명 대통령을 전폭지지해야 할 시기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전문참모진들의 깊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오전에 수영을 하고 2시경에 손목전문 정형외과에 다녀왔다. 손목을 틀었을 때 통증이 요 몇 주 동안 지속된지라 이유를 알고 싶었다. 엑스레이 그리고 초음파검사를 했다. 손목 관절은 크게 문제가 없으나 주변에 염증이 생겼다고 한다. 일주일분 약을 먹고 낫지 않으면 주사치료를 하자고 한다. 그동안 많이 부려 먹었다. 앞으로 노화로 인한 신체이상이 자주 올 것이다. 담담하게 받아들이자. 그리고 적절한 치료를 받자. 나를 위해 파이팅 해야지.. 내가 건강하고 정신이 유쾌해야지 타인에게 더 친절할 수 있을 테니까. 나는 나를 통제할 수 있다.

<2025. 8. 26>
무라카미 하루키의 잡문집을 읽었다. 하루키의 작품을 여러 권 읽었지만 작가를 좀 더 세밀하게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 좋은 작가임에 틀림이 없다.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겠다. <해변의 카프카> 그리고 < 언더그라운드>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
자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하루키의 <굴튀김 이론>이 재밌다. 굴튀김에 대한 글을 써가면서 사상, 사물과 자기 자신 사이에 존재하는 거리와 방향을 데이터로 축적해 간다는 것. 많은 것을 관찰하고 판단은 조금만 내린다는 것. 오히려 자기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그 논리적인 왜곡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젊은이들을 옴진리교 (또 다른 컬트 종교)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자기 존재의 본래적 실체에 대한 사고의 트랙에 빠져 현실적인 세계와 의 물리적인 접촉을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 인간은 자신을 상대화하기 위해 피와 살을 가진 몇 가지 가설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현실에서 자신에게 유효한 가설을 발견하긴 쉽지 않다. 여기에 온갖 제약과 부대조건과 모순을 떨쳐버리고 더 단순하고 , 클린 한 모델을 제시하면서 논리 정연한 해답을 제시하는 자가 나타나 상대성은 밀려나고 절대성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한 자기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자체가 가진 폐쇄성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 컬트는 단순하고 직접적이며 명쾌한 형식을 가진 강력한 이야기를 마련하고 그 서킷으로 사람들을 꾀어들이고 끌어들인다. 그것은 대단히 유효한 가설이다. 불순문이 끼어들지 않고 이론에 이의를 재기하는 요인은 조개를 해감하듯 애초부터 말끔하고 교묘하게 배재되었다.
문학은 계속성이 있다. 계속성은 도의성의 영역이기도 한다. 도의성이란 공정한 정신을 의미한다.
다시 굴튀김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그것은 한정된 행복을 주니까. 조용한 격려, 소중한 개인적 반영이니까.

<2025. 8. 27>
우리는 왜 이토록 곤혹스러운 사회에 살고 있을까. 그러고는 팔짱을 끼거나 머리를 긁적이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우리는 그 안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2025. 8. 30>
어제 PD수첩에서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환경의 실태를 보았다. 너무 충격적이었다. 하남리사이클링센터는 전 세계 환경 관련 지도자와 학생들이 방문하는 모범사례라고 하는데 지상의 화려하고 생태학적인 자동화처리 시스템너머 지하 4층에서 악취와 더위, 분진과 함께 일하는 쓰레기 선별 노동자들과 음식물처리 공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가려져 있다는 사실. 충격적이었다. 보이지 않는 도심의 막장, 지하 4층에는 인체에 해로운 황화수소의 수치가 계량치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었고 노동자들이 처한 환경위해 요소는 차고 넘쳤다. 사람들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그곳에.. 가려져 있는 그곳에.
쓰레기 선별과정에서 깨지 유리병에 손이 찔리거나 컨베이어 벨트에 딸려가서 겪은 팔, 뱀, 생쥐의 사체로 기절한 여성선별노동자, 와... 우리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그러나 아무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고 있는 그들, 필수노동자들. 그들이 안전하고 존중받는 일터에서 충분한 위험수당을 받으면서 일을 해야지 우리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다. 너무 부끄럽고 슬픈 일이었다.
쓰레기를 버리는 일에 좀 더 신중하고 선별노동하시는 분들이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분리수거를 철저하게 해야 할 것이다.

<2025. 8. 31>
혹시 여기에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쳐서 깨치는 일이 있다면 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하루키
우리 모두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저마다 높고 단단한 벽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시스템입니다. 본래 그 시스템은 우리를 보호해야 마따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저 혼자 작동하여 우리를 죽이고,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을 살해하게 만듭니다. 냉혹하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우리는 국가, 종교, 이념을 넘어서 각각의 개인이다. 시스템이라는 굳세고 단단한 벽을 앞에 둔, 하나하나의 알입니다. 우리는 도저히 이길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벽은 너무나 단단하고 높고, 냉혹합니다. 혹시 우리에게 조금이라도 이길 가망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우리 자신의 그리고 서로의 여혼이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는 걸 믿고, 그 온기를 한데 모으는데서 생겨날 뿐이다.-하루키

<2025. 9.01>
공백이나 여백이 있는 음악. 베토벤의 경우 후기 음악에 여백이 많은데 나이를 먹을수록 그런 점이 선명하게 느껴져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여백은 자유다.
나이를 먹어서 좋은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젊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인다거나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건 기쁜 일이다. 한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전보다 전체상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혹은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면서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했던 디테일에 불현듯 눈뜨게 된다.- 하루키

<2025. 9.2>
노르웨이의 숲이 출판되면서 그사이 노르웨이의 숲이 아니고 노루웨이산 가구가 더 맞는 번역일 거라는 말이 있었다. 하지만 비틀스의 이곡의 애매모호함이 선사하는 불가사의한 심오함을 치명적으로 손상시켜 버리는 일은 아닐까. 그것이야말로 나무는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일이 아닐까. 조지해리슨이 말하길 원래는 Knowing she would 가 원제였는데 음반사에서 너무 부도덕한 문구는 녹음할 수 없다고 해서 Norweigisan Wood"로 했다는 설이 있다. - 하루키

<2025. 9.2>
일본 옴진리교 지하철 사린가스 사건. 다섯 명의 범인들 모두 이공계에서 수학한 엘리트라는 것. 그리고 대부분이 30대였다는 것.
1960년 학생운동의 시대 이후에 등장한 뒤늦은 세대였다. 커다란 문화적 정치적 운동이 끝난 뒤였다. 진자는 방향을 바꾸었고 기득권층이 다시금 권력을 손에 넣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잔치가 끝난 후의 께느른한 고요함이었다. 일찍이 높이 세웠던 이상은 빛을 잃었고 날카롭게 외쳐댔던 말은 힘을 잃었으며, 도전적이던 카운터컬처도 첨예함을 잃었다. 짐모리슨도 핸드릭스도 없고... 그들은 시라케 세대(빛바랜 세대)라고 불린다. 단카이 세대가 뜨거보 집단적인 경향을 띠며, 공격적이고 수직적 사고에 내달리기 쉬운 반면 시라케 세대는 냉정하고 개인주의적이고 방어적인 데다 사고도 수평적이라고 일반적으로 간주되었다.
타자와의 차별성 그들이 추구하는 차이는 끊임없이 세분화되고 기교를 더해갔다. 그것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건설적인 차이를 포기하고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 자체만을 목적으로 하는 출구 없는 차이로 변질되었다. 그들 세대의 어떤 부분이 어처구니없을 만큼 무방비하게 신비주의적으로 여겨지는 것도 어쩌면 그런 숨 막힘이 원인이었을지도 모른다. 강력한 아우라를 가진 누군가가 시스템 바깥에서 나타나 창문을 활짝 열어젖히고 신선한 공기를 안으로 불러들여, 개별적 차이니 뭐니 그런 성가신 것은 것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이리로 와서 시키는 대로 해라고 말을 건네었을 때 그들은 저항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한 유혹에 저항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지주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하루키

<2025. 9.. 3>
폐쇄된 집단 안에서 의식의 언어화는 의식의 기호화로 결부되는 경향이 있다. 좁고 긴밀한 커뮤니티 안에서는 정보의 기호화가 쉽고 그 방식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전달된다. 기호화된 정보를 동시에 공유함으로써 연대감도 더욱 강해진다. 그것은 너무도 위험한 일이다. 비효율적인 혼돈에서 벗어나 마음 편한 동질적인 커뮤니티 속으로 쏙 들어가고 싶은 심정... - 하루키

<2025. 9.4>
대성당을 쓴 미국작가 레이먼드 카버는 쉰 살의 나이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알코올 의존증이라는 생지옥에서 가까이 탈출하고 작가로서의 엔진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그때까지는 드러나지 않던 폭과 깊이를 갖춘 작품을 막 발표하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카버의 작품에서는 소설의 시점이 절대 땅바닥 높이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 없다. 무엇을 보든, 무엇을 생각하던 일단은 맨 밑바닥까지 가서 지면의 확고함을 두 손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로부터 조금씩 시선을 위로 올린다. 잘난 척하는 소설을 쓰지 않는다. 달변을 싫어하고 요령을 싫어하고 지름길을 싫어한. 실제로 손에 들고 만질 수 있는 영혼의 감촉이 있다. 카버만이 풀어낼 수 이쓴 어법으로 픽션에 담아내는 이야기는 때로는 고통스럽고 부끄럽고 죄 많은 일이었다. 하지만 레이먼드 카버는 레이먼드 카버라는 화자를 얻음으로써 그러한 고달픔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스스로를 조금은 구제할 수 있었다.
그의 작품은 우리 마음속으로 아무런 거리낌 없이 곧장 파고든다. 그 고통 속에 깃든 온화함까지 느끼게 된다. 읽다 보면 그것이 영혼에 필요한 긍정적인 추체험이며 재검증임을 자연스럽게 알아채기 때문이다. 말수가 적고 안절부절못하고 새우등을 점점 더 둥글게 말며 작은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한다. 생각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이따금 우스운 말을 던지고는 수줍은 듯 빙긋이 웃고, 그러고 나서는 매우 심각하고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대화 중에 홍차를 턱없이 많이 마시고, 이따금 창밖으로 보이는 태평양을 눈이 부신 듯 바라보고... 고마워요 레이. - 하루키

<2025. 9.4>
청어 이야기
청어는 영어로 헤링이라고 부른다. 영어로 청어처럼 죽었다는 말은 완전히 숨통이 끊어졌다는 의미다. 죽은 청어밖에 못 봤기 때문이다. 청어처럼 thick 하다는 말은 빽빽하게 밀집해 이는 모습을 의미한다. 해링본, 청어의 뼈모양이다. 해링본 자킷.
빨간 청어 red herring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목적인 본론에서 화재를 돌리기 위해 부러 꺼내는 , 흥미는 가지만 실제로는 별 의미 없는 내용.. 옛날 영욱에서 여우잡이 사냥개를 키울 때, 여우 냄새가 밴 길목에 훈제 청어를 속임수로 두고 개의 후각을 훈련시켰다고 한다. 빨간 청어= 목적에서 일탈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것이라는 의미가 된 것이다. - 하루키

Think of nothing things, think of wind"
아무것도 아닌 것만 생각하자, 바람만 생각하자. 다양한 장소에서 부는 바람. 다양한 온도, 다양한 냄새가 깃든 바람. 그것은 뭔가 고통스럽거나 슬픈 일이 있을 때마다 도움이 된다. - 하루키


<2025. 9.4>
압도적으로 자본주의적인 오늘날의 세계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수치와 형식과 물질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무형의 개인적인 가치를 찾아내고자 한다. 소설가는 치환의 확실하고도 뛰어난 유효성이야말로 소설의 가치다. 사람들의 영혼을 안전한 적어도 위험하지 않은 장소로 데려가 자연스럽게 연착륙시키는 일이 소설가의 일이다.
나는 조직이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편이 정신적으로 더 편했는지도 모른다. 규칙이나 규범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소설을 쓸 수 있었으니까. 포스트 코뮤니즘.... - 하루키

<2025. 9.5>
이야기를 만든다는 일은 자신만의 방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 방을 마련하고 그곳으로 사람들을 불러 편안한 의자에 앉히고 맛있는 음료를 내놓고 상대가 그곳을 아주 마음에 들게 하는 것. 마치 자기만을 위한 장소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
서로를 알고 이해하는 것. 사람들은 살면서 어떤 소중한 것을 찾아 헤매지만 그것을 찾은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운 좋게 찾았다 해도 찾아낸 것은 실제로 대부분이 치명적으로 손상되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그것을 찾고 추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가는 의미 자체가 사라져버리리므로...
초겨울 찬바람이 매서울 때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소설,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까지가 동물인지 알 수 없는 소설. 어디까지가 자신의 꿈이고 어디까지가 누군가의 꿈인지 경계를 잃어버리게 하는 소설.. 그게 소설 쓰기의 절대기준이다.

<2025. 9.5>
도서관은 내게 여전히 특별한 장소이다. 그곳에 가면 늘 나를 위한 모닥불을 찾을 수 있었고 어떤 때는 그것이 아담하고 친밀한 모닥불이고 어떤 때는 하늘을 찌를 듯이 거대하게 넘실대는 화톳불이었다. 그리고 나는 다양한 크기의 형태의 모닥불 앞에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왔다. 도서관은 저쪽 세계로 통하는 문이었다. 거기에는 수수께끼가 있고 공포가 있고 기쁨이 있다. 은유의 통로가 있고, 상징의 창이 있고, 우의의 은밀한 책장이 있다

<2025. 9.19. 금요일>
뒤척이는 밤을 간신히 빠져나와 벌써 하얗게 와 있는 아침을 겸연쩍게 맞는다. 무한 반복되고 회귀되는 날들이지만 하루하루 다른 공기의 흐름과 바람의 결이 있을 것이다. 어느 한 사람은 생을 마감하고 있고 어느 한 사람은 태어나고 어느 한 사람은 시름에 겨워 누워있고 어느 한 사람은 공장에서 직장에서 밥벌이의 서러움으로 커피를 홀짝이고 어느 한 사람은 느닷없는 병마와 마주하고 있고 어느 한 사람은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 긴 내면의 터널로 잠적하고 어느 한 사람은 어제 마신 술로 인한 숙취로 잠자리에서 못 일어나고 어느 한 사람은 필요 없는 감정의 누설로 엉켜버린 관계의 실타래를 풀 길이 없어 자책하고 그리고 어느 한 사람은 이제 소식이 끊긴 이들에 대한 그림움과 원망으로 속을 끓이고 결국은 해결되지 못한 많은 일들을 뒤로하고 시간은 자꾸 흘러 또 다른 하지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맞을 것이다.

<2025. 9.19>
지력이 쇠했을까. 갱년기 호르몬변화 때문이라고 하기엔 멋쩍은 날뛰는 감정의 날들에 상대방과 자신이 베이는 일들이 요즘 부쩍 늘었다. 모든 것을 죄 없는 호르몬에게 덮기엔 어쉬우기에는 왠지 자괴감이 든다. 어제 딸이 말했듯이 상대방에 대한 세밀한 공감대가 부족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지 못하고 자신의 판단을 거리낌 없이 내뱉고 상황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려고 하는 자기중심적 사고 때문일 수도 있다. 이제 자신을 더 내려놓고 타인을 더 많이 배려하고 신경 쓰고 그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자는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더 많은 이해심과 공감. 그리고 배려..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아가기. 더 사랑하기...
내가 하고 있는 가능한 일에 더 집중하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미련을 접을 나이가 되지 않았을까.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미안하다. 준하야. 너를 많이 외롭게 해서.

2025. 9.23 화요일
서늘한 냉기가 느껴지기도 하구나. 오랫동안 열기 속에 있으면 그동안 살면서 경험치로 알게 된 사실들도 새삼스러울 때가 많은 것 같다. 가을이 오다니. 그 가을이 아직 살아있다니. 절기가 바뀌면 날씨도 바뀌고 덩달아 많은 것들이 함께 바뀌는 데도 난 어리둥절하고 새삼스러워 자꾸 기분이 좋아진다.
가을이 좋다. 가을이다. 종기처럼 부풀어 올랐던 강한 열감들이 서서히 잦아드는 시간이다.

진실의 길은 공중 높이 매달려있는 밧줄이 어니라
땅바닥 바로 위에 낮게 매달린 밧줄 위에 있다
그것은 걸어가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걸려 넘어지게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카프카

<2025. 9.30>
핀란드 학교에서는 미디어문해력(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요하고 정보를 선별 활용하며,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능력)을 국가교육가정에 포함했고( 2013) 2019년부터는 유치원~고등학교 과정에서 가르치도록 했다. 문해력시간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교사에게 운영의 자율성이 주어진다. 역사시간에 나치의 선전 수학시간에 플랫폼의 알고리즘, 국어시간에 언어의 힘, 언니로 과 소셜미디어가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해 수업을 한다고 한다. 지역사회와 교육기관과 연대하여 협업 모델로 나아가기도 한다. 대표적인 엔지어 그룹인 헬싱키의 팍타바리는 현장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문해력 같은 부재를 제자해 학교에 제공하고 교사가 요구하면 연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출처:한겨레 신문>
요즘처럼 극단적인 극우세력의 가짜뉴스와 허위 뉴스로 인해 배우는 학생들과 일반 대중들의 인식이 왜곡되거나 판단능력이 흐려져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탈진실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울 때 핀란드의 미디어문해력 교육에 대한 정보는 우리가 숙지하고 미디어 활용교육과 더불어 함께 가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다.

2025. 9.20 토요일
가을이 왔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망설임과 주저함 그리고 설렘으로.
우린 함께 나이를 먹어 갈 것이다. 금세 집을 장만하고 깔개와 장난감 그리도 배변패드 쿠션잠자리를 준비한 딸. 제법 낯가림 없이 장난감을 갖고 깡충거리며 잘 논다 배변도 잘하고.
이아이의 생일은 2025 7월 10일생이다. 꼬숑. 이름이 가을…
올 가을은 덜 외롭고 마음이 풍성해지기를.

2025. 10. 8
내 마음이 분화구처럼 움푹 빼였다.
영어에서 depression 은 우울과 동시에 분화구를 뜻하기도 한다
오늘은 내가 디피레션에 빠져 마음이 깊게 파인 날이다.
나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못난 나를 밀어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2025. 12.11 (목요일)
뚜안 씨의 죽음을 애도하며
베트남 출신 25살 청년 뚜안 씨가 일터에서 죽었다. 경주 아펙 정상회의를 불과 사흘 앞둔 시점 10월 28일 저녁. 계명대 국제통상학과를 나온 뚜안 씨는 한국과 베트남 사이 무역 중계 업무를 ㄴ하고 싶었다. 조업 후 구직비자를 받아 체류를 연장했지만 원하는 곳에 취업하긴 쉽지 않았다.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구직비자로 취업할 수 있는 제조업 공장에 일하기로 했다. 체류자격이 허용하지 않는 취업은 법을 어긴 행위가 맞지만 뚜안 씨만 탓하기 어렵다. 뚜안 씨가 공장에서 일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정부단속이 들이 다쳤고 국민 일자리를 침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외국인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취지였다. 뚜안 씨는 단속을 피해 3층높이 에어컨 실외기 보관 창고에 숨어있다가 결국 추락하여 사망했다. 참담한 죽음이었다.
과연 그가 국민 일자리를 침해하는 외국인이었을까. 외국인 채용 기업의 90프로가 국내 채용이 어렵다는 이유로 외국인을 고용했고 미등록 이주민을 고용한 사업장은 내국인은커녕 합접적으로 일할 외국인을 채용하는 것조차 어려운 처지에 놓였을 가능성이 크다. 즉 이주민 고용이 국민 일자리 침해라는 주장과는 현실적으로 거리가 멀다. 불법체류를 단지 이주민 개인의 잘못으로 돌리면 안 된다. "횡단보도가 없어 무단횡단을 한다"는 비유로 일할 이민자는 많은데 합법적으로 길을 건널 수단이 부족한 경우다
미등록 노동자를 줄이는 방법은 노동시장의 필요와 이민제도의 경직성 사이 충돌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구직비자가 제조업 취업을 허용했다면 다녹을 피해 달아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고 뚜안 씨의 명복을 빈다.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2025.12.11
평등의 존칭 님의 매력
20세기말 민주화가 이루어지면서 점점 이름 바로 뒤에 붙기 시작한 님은 접미사엣 의존명사인 님으로 확장되었다.
상대의 직업, 성별 나이를 비롯한 사회적 지위등을 모르거나 굳이 알 필요가 없다고 여길 때 무난히 사용할 수 있는 존칭이 바로 님이다. 님 상, Ms는 상대방에 대한 정보 없이 성명만 알면 누구나 평등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언어의 민주화인 동시에 직업으로부터 해방된 , 개인으로 존재하는 민주 시민의 지향도 여기에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로버트 파우저 (한겨레신문)

2025.9.26 (토요일)
통영의 밤. 처음으로 통영국제음악원에서 초대된 정경화와 케빈케너 듀오 리사이클에 와본다. 통영중앙시장 앞바다에서 보이는 건너편 건물이 음악당인지 알았는데 그곳은 윤이상 기념관인 듯. 공연 전에 넉넉히 시간을 잡고 와서 통영 동광식당에서 멍게비빔밥을 먹고 중앙시장을 얼핏설핏 구경하다 친구와 딸과 함께 음악당에 갔다. 9월인데도 한낮의 더위는 한여름에 못지않고 저녁바람도 더운 열기가 넘실거린다.
통영바다 바로 곁에 근사한 음악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멋지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공연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근사하게 디자인된 곳이라 자부심이 느껴진다. 정경화 바이올린을 CD로만 들었는데 그녀의 음악을 실제로 듣게 된다는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그리고 노장의 그녀와 나란히 있는 또 다른 피아노계의 전설적인 인물 케빈 케너. 나이 들어가는 노년의 그들이 들려주는 바이올린과 피아노 소나타는 묘한 깊이로 우리의 영혼을 흔들어놓았다. 나와 친구는 그리그의 소나타를 딸은 프랑크의 소나타가 제일 와닿는다고 했다.
오늘을 기억하자.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1번 A단조는 정신질환을 겪고 있던 슈만이 건강이 어느 정도 호전된 시기 왕성한 작품생활을 하던 시기에 작곡한 작품 중 하나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고음 성부가 평행을 이루다가 서로 멀어지는 등 두 악기의 정교한 상호작용이 고도로 조직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슈만은 음악은 시적 이어야 한다고 믿었다고 한다. 그래서 고전형식을 엄격히 따르기보다는 내면의 진솔한 고백처럼 곡을 풀어냈다고..
그리고 그리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3번 C 단조.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곡들을 최근에 많이 들었다. 이미 익숙하게 알려진 곡들도 그의 작품인지를 몰랐다. 솔베이 져의 노래와 같은 짙은 감상성이 뛰어난 작품을 비롯해 그의 작품에 빠져있던 중 이번 곡을 듣게 되었다. 특히 제2악장의 피아노로만 이루어진 연주는 기가 막혔다. 1악장에 대해 한 음악학자는 " 당시 작곡가로서의 소명의식에 심각한 회의가 들었고 , 결혼생활이 거의 파탄 상태였던 개인적 고통이 예술로 정화되어 나타난 것"이라 말하면서 그는 예술가 드뷔시와 리스트를 잇는 끈으로 표현했다. 제2악장은 피아노의 산뜻한 주제가 이곡의 백미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감성으로 채워진 마치 시를 읊는 것 같은 곡이다. 제3악장은 빠르게 생동감 있게로 민속적인 주제와 고전적인 사운드가 노련하게 어우러져 있다. 밝은 분위기에서 곧바로 빠르게 변주하거나 심각한 분위기로 바뀌는 등 급격한 전환으로 극적인 긴장감을 연출한다.
그리고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두연자들은 어스름 속으로 빠져들어 알아보기 어려웠고 기억에 이존하여 마지막 세 악장을 연주했다. 그들의 열정적인 연주는 감상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그 어떤 것도 이 연주를 뛰어넘는 것은 없었다. 오직 음악만이 밤의 어둠 속에서 움직이며 그 순간을 지배했다. 프랑스의 또 다른 작곡가가 프랑크의 이곡을 이렇게 평가했다고 한다.
처음 듣는 프랑크의 곡. 벨기에 출신의 작곡가란다. 이 곡은 자신의 친구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작곡한 것이라 한다. 이곡은 가장 순수한 순환 주제를 갖는 최초의 소나타라고 평가했을 정도로 하나의 주제가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의 이상적인 예라고 한다.
음악회가 끝나고 늦은 밤을 가로질러 집으로 향하는 길에 우린 각자 음악의 긴 여운에 잠겨 들었다.

가을 작은 숨결 그리고 심장의 팔닥거림이 가만히 전해져온다
어린 생명체가 가장 편하게 내게 기대어 잠을 자다니
경이롭고 행복하다.

2026. 2.2
커피와 담배는 고립을 고독의 상태로 만들어준다 내가 나 자신과 함께 있게 해 준다. 각자의 안에는
결코 들여다 볼 수 없는 블랙홀과도 같은 부분이 있고 그것이 일으키는 중력의 힘이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연인은 거울을 들고 이 내면의 타자릉 비춰주는 자이고 커피와 담배도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정인의
커피와 담배

2026. 2‘3
미셀 슈나이더의 [글렌굴드, 피아노 솔로]
내가
말하는
고독은 물론 다른 사람이
없는
상태를 말하지만 이 순간 나는 나 자신을 벗 심고 있다. 반면 내가 혼자 있던 다른 사람과 함께 있던 나 자신이
내게 결핍되어 있을 때 이럼 상태는 고립이다

커피 담배 내면의 내 자신을 들여다 보는 시간 그게 아니리면 그것이 일으키는 이상한 매혹을 설명할 길이 없다
혼자 있어도 완전하다는 것은 잠시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인

2026.2.8
머스크가 개발한 챗봇 그룻에는 성적인 콘텐츠로 변형된 여성과 아동의 사진이 딥페이크 되어 있다고 한다
원래 제미나이 쳇지피티등 다름 인공지능 챗봇 선발주자들을 따라잡겠다며 그룻의 차별점으로 선정성을 내세웠다고 한다
멍석을 깔아 두고 그곳애서 노는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책임을 전가하고 또 감독 관리하는 법을 상위국가에 만들게 하는 사회적 비용을 들게 하고 소송과 법적공방으로 치르지 않아도 되는 비용을 들게 하는 악순환. 초기업들의 만행이다.

둘
옛날 사람들의
샘법은 좀 더 살뜰했다
단순히 -들을 붙여 한없이 무딘 연장처럼 복수를 말하지 않았다
단수와 복수 사이에 양수가 있었다
가령 그리스어에 친구 한 명은 필로스 둘은 필로 여럿은 필로이라고 했다
호주 원주민들은 수를 셀 때 하나 둘 많다 로 끝낸다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말이다
사라는 둘이 만나 하나가 돠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하나로 뭉치는 것이 아니라 둘이 끝까지 둘로 남는 것이다 타인이라는 ㅇ한전히 낯선 존재가 내 삶에 침입하여 나의 관점에 아닌 둘의 관점에서 세상을 재구상하는 혁명적 사건이다


쿠팡없이 어떻게 애를 키웠냐
누구듬 절실한 것은 심야 새벽배송이 아니라 노동시간을 줄이고 여가를 보장하여 속도보다 삶의 여유를 누리는 것이라고
히간빈곤과 돌봄의 위기를 정치의
공백으로 남겨두어서는 안되며 노동권과 돌봄권의 보장을 위해
정책적 대안을 생각하고 그 싱행을 위해 주권을 마땅히 행사해야 한다고

2026.2.10
황석영의 신작 할메를 집필하는 과정에서 쳇 지피티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600년 넘긴 퍙나무의 역사적 맥락 시대배경 서사를 구성할 때 인공지능의ㅜ도움을 빋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못하는 쓰기의영역이 있다
창직과정에서 인간이 내리는 무수한 선택과 경험에 기반하여 인공지능은 그러한 의미 의도 경험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쓰기의 본질은 문장에 아니라 그 문장을 통래 드러나는 각자의 삶과 관점이기 때문이다
인간 존재의 본질로서 쓰기가 더 소중해지는 이유이다

윤석열 내란 구형의 날 ( 2026.2.19일 계엄선포 444일)
윤석열 내란재판 검사 지귀연의 문제는 우선 역사적 소명이 없는 것이다. 국민통합을 위한 국민을 위한 내용이 없다.
무료 쳇지피티를 활용했나? 주권자가 누구인가 주권자가 왕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것... 영국 찰스 1세까지 인용할 이유가 뭔가. 국민주권을 깬 인물이 윤석열이다. 동학과 이승만의 쿠테타를 인용하면 되지 않은가. 후진국형 비상계엄인가? 국회에 군대를 보내지 않았다면 내란이 아닌가?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만 한건가? 먼저 국회를 설득해서 신중하게 비상계엄을 선포해야 되는가
의회해산권을 대통령에게 준 나라가 어디있는가? 역사적 이해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인식 및 애정이 없다. 대한민국 주권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전혀 없다. 역사의식이 없는 자기비하적인 사대주의 와 엘리트주의...논리적인 일관성이 없다.
국회에 군대를 보냈으나 자제력으로 물리력 행사를 윤이 막았다니. 어쩌구니 없다.
특검 항소 2심에서 제대로 내란의 동기와 목적,실체가 제대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되고 국민의 정의로운 행위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와 내란으로 인한 고통에 대해 위안을 줄 수 있는 판결이 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어쨌던 내란범에게는 특별사면이 절대 주어져서는 안된다는 것. 죽을 때 까지 감옥에서 보내길... 무기징역.
집단으로 해 낸 극복서사... 대한민국의 힘이다. 한글. 역사와 문화가 가진 힘을 알아야 한다.








2026.3.15
뒤라스의 집
뒤라스의 그곳들을 최근에 읽었다.
집은 한 사람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T.S. 엘리엇은 말했다. 노플르샤토에 있는 뒤라스의집.이 집을 한눈에 반해 그 자리에서 샀고 그 후 그집에서 화산이라도 폭발한 것 처럼 미친듯이 글을 썼다고 한다.
여자들은 마치 벽 속에 낀 것처럼 방속에, 방의 사물들 속에 틀어박히지요
장소이 침묵에 대해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지요
집, 우리는 집을 은신하는 안도감을 찾아가는 장소로 알고 있지만 나는 이곳 역시 다른 곳을 향해 닫힌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전, 안도, 자고족 가종의 포근함등, 우리가 아는 이 모든 것과는 다른일도 일어나지요. 집에는 가족에 대한 혐오도, 도피 욕구, 자살의 온갖 심기도 새겨져 있지요. 그 모든 것이 집입니다. 기이하게도 으레 사람들은 죽기 위해 자기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서 죽고 싶어 하지요. 집은 불가사의한 장소예요. 요즘 도시 사람들은 집이란 게 뭔지를 아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태어나기전부터 나의 소유였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집.
나도 그런 집을 갖고 싶다.

2026.3.15
오직 여자만이 한 장소에서 편안할 수 있고 그곳에 온전히 동화될 수 있다. 그 곳에서 지루해 하지 않고 나는 집을 고독으로 만들었다. 남자는 집에 돌아와 밥을 먹고 잠을 자고 몸을 덥히지만 여자는 다르다. 일종의 황홀경에 빠진 눈길이 있다. 집에 던지는 여자의눈길, 거주이와 사물들에 던지는 눈길, 그 거주지와 사물들은 여자의삶을 담고 있고, 사실상 여자들 대부붐에게는 존재의 이유다.
집은 여자에 속한다. 여자는 프롤레타리아다. 노동 도구글이 프롤레타리아의 것이듯이 집도 여성의 것이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어느날, 이제는 늙어버린 나에게 한 남자가 다가와 말한다. 오래전부터 당신을 알고 있어요. 당신은 젊을 을 때 더 아름다웠다고 모두가 말하는데 저는 젊었을 때 보다 지금의 당신이 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그말을 하려고 왔어요. 저는 당신의 젊은 얼굴보다 초췌하 지금의 얼굴이 더 좋습니다.
알콜중독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뒤라스를 위해 그의아들이 인도차이나 시절을 회고하는 사진들을 모앗고 거기에 작가가 글을 붙인 것으로 시작된 이 텍스트를 뒤락스가 나중에 소설로 수정해 공쿠르상을 받았다. 그이 나이 70에 쓴 소설이다. <절대 사진>이라는 제목의 사진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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