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걷는 독서

숨그네 2022. 4. 16. 11:33

당당한 자는 겸손하고, 겸손한 사람은 당당하다.  가장 상처받는 자리가 자신이 욕망하는 자리다. 

박노해님의 잠언록에서 발췌했다.  그는 노동의 새벽 이라는 시집으로 80년대 엄혹했던 시기, 민주화의 깃발을 높게 든 젊은 대학생들의 심장을 달구웠던 뜨겁고도 냉철했던 지식인이자 노동자였다. 80년대는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살기 위해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던 대학생들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군사독재의 시대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부는 뒷전으로 두고 민주화를 위한 학내투쟁 및 노동자 연대투쟁을 하면서 최루탄 연기속에서 살았으니까.

80년대를 살았던 지금의 오육공 세대에 대한 젊은이들의 날선 비난이 여하한 이유로 쏟아지지만 모든 인간들은 시대적 조건에 당면할 수 밖에 없고 그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고군분투 할 수 밖에 없다.  그들이 성장의 밑돌을 깔았던 노동자들의 처지와 열악한 인간적인 조건, 성장위주의 경제정책으로 인해 저당잡힌 정치적인 억압에 맞서 싸워줬기 때문에 그나마 절차적인 민주화가 어느정도 진전된 것은 사실아닌가. 적어도 짱돌을 던지면서 최루가스를 매일 같이 마시며 무틒이 까지고 정강이가 깨지는 일, 사복경찰에게 쫒기고 머리채 잡혀가는 그런 야만의 시대는 아니니까.  그 시대를 넘어섰기 때문에 사회복지정책 및 사회소수자들의 위한 선진적인 정책들이 수면위로 올라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발걸음을 한발자국 더 내딛게 된거라 생각한다.

역사는 직선이 아니라 나선형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간다고 했다. 수구보수들은 자신의 도덕적인 가치가 없어 뻔뻔하고 자신의 기득권이 강고하기 때문에 악착스럽고, 지키고자 하는 것들이 숭고하지 않기 때문에 염치가 없고 소수자들에게 잔인하고, 약한자들에게 연민하지 않는다.

결국은 진보적인 가치가 자신을 지키고 이웃을 지키며 나라를 지킬 것이라 생각한다.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어려운 길을 선택한 이들을 끝까지 지지하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