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병원화단에 봄꽃을 심다

숨그네 2022. 3. 28. 16:43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라는 책에 중요한 기억의 기표로 나오는 과자 마들렌을 언제나 연상시키는 하얀 마가렛. 구절초와 개미취, 쑥부쟁이를 닮았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꽃 파라솔- 이름이 파라솔이라니 상상이 간다. 푸대접을 받지만 가장 화려한 색을 가진 꽃의 열대어, 팬지 .. 그런 자잘한 봄꽃들을 병원 작은 화단에 심으면서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겨우내 마싹 마른 흙을 모종삽과 호미로 파내어 거름흙과 뒤섞어서 모종꽃을 하나씪 파낸 곳에 심고 살짝살짝 뒤덮는데 손에 감기는 흙의 감촉과 냄세가 너무 좋아서 자꾸 웃음이 새어나왔다. 한뼘로 안되는 좁기좁은 곳에 생명들이 피고지고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이 이렇게 큰데, 농부들은 오직 할까.아무튼 흙을 만지면서 그곳에 자잘한 생명들을 가꾸면서 사는 이는 복있을지어다. 아픈 마음과 몸으로 병원을 오가는 환자들이 잠깐 눈을 주어 이 봄꽃들과 눈맟춤하며 위로 받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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