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78

넥서스 -석기시대부터 AI까지, 정보 네트워크로 보는 인류 역사

2025년 3월 21일 한겨레에 실린 유발하라리에 관한 글이다."언론과 법, 두가지 장치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 시대를 꿰뚫는 성찰로 세계적으로 독자층이 두터운 저술가 유발하라리가 최근 한국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그는 남한에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계엄이 일어나는게 놀랍지는 않았다. 쿠데타 라고 하면 탱크를 앞세운 무력 방식을 떠올린다. 하지만 민주주의 방식으로 권력을 잡은 뒤 권력유지를 위해 비민주주의적 방식을 동원하는 게 역사적으로 훨씬 많다고 말했다. 이때 독재자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가 언론과 법이다. 그는 신뢰 회복 방안의 첫번째로 인공지능에 대한 규제를 강조했다. "쳇봇이 사람으로 자신을 속이는 것을 법으로 규제해야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인간에 대한 관대함이다. 인간의 행동이나 말을 해석..

책 이야기 2025.04.24

이처럼 사소한 것들 (Small things like these)

사는 곳이 서울이 아닌 남부의 작은 도시라 보고 싶은 예술영화를 보기가 싶지가 않다. 그럴 때마다 문화적 소외감을 슬쩍 느낀다. 발품을 팔고 시간을 내서 서울의 독립예술영화관을 찾아야 하지만 그마저 쉽지는 않아서 스트리밍영화관에서 구입해서 볼 수밖에. 방구석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집중해서 볼 수 있고 반복해서 주요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주요 장면을 찍어서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다.(저작권침해소지가 있나?). 영화가 원작이 있다 해서 원문으로 읽어 보았다. 영화로 각색된 원작 (클레어 키건의 작품)은 중편이라 할 정도로 두껍지 않은 책인데 제임스 조이스 이후 아일랜드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다. 마치 단편소설처럼 간결하고 차분한 문체. 작가의 감정이입식 감정과 판..

카테고리 없음 2025.03.20

구약이야기-크리스틴 헤이스

모태신앙까지는 아니지만 유년기에서 청소년기까지 교회에 다녔다. 기독교인이든 비기독교이든 기독교문명과 유럽문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경에 기록된 유대인의 역사를 알아야 할 것 같은 욕구에서 이 책을 읽었다. 고대 유대인들의 역사책이기도 한 이 책이 어떻게 쓰였으며 역사적인 사건과 신화적인 이야기로 구성된 구약을 현재적인 관점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오픈 예일대학 코스 명강의록을 기록한 책중 하나인 이 책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모든 성경에 공통으로 들어있는 24권의 책 묶음을 다룬다. 서구 문명의 밑기둥이 된 스물네 권의 책에 기록된 복자하고 다양한 목소리로 구성되어 있다. 구약성경을 군데군데 읽었을 뿐 전체 내용을 알지 못한 처지에서 얕은 성경지식으로 책 읽기를 시작한 나에게 많은 공부가..

책 이야기 2025.03.17

그가 다시 돌아오면 박노해

그가 다시 돌아오면계엄의 밤이 도래하겠지번득이는 총구가 우리를 겨누고의인들과 시위대가 ‘수거’되겠지 광장과 거리엔 피의 강이 흐르고사라진 가족과 친구를 찾는언 비명이 하늘을 뒤덮겠지 그가 다시 돌아오면살림은 얼어붙고 경제는 파탄 나겠지우린 갈수록 후진국으로 추락하겠지오가는 사람도 드문 스산한 밤거리엔총소리 군홧발 소리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계엄군이 내 가방을 뒤지고 신상을 털겠지 그가 다시 돌아오면남북이 충돌하고 전쟁이 돌아오겠지자위대가 상륙하고 미군이 연합하고긴 내전과 숙청의 날들이 이어지겠지숨어있던 친일파들이 나라를 팔아먹고광복 80년 만에 이 땅은 다시 빛을 잃겠지 그가 다시 돌아오면모든 방송과 언론과 유튜브에선검열된 이슈와 재미와 조작으로눈과 귀를 가리며 관심을 돌리겠지김건희의 국빈 행사와 일상을 ..

카테고리 없음 2025.03.07

권력과 진보를 읽다.

얼마전 중국의 헤지펀드인 하이를라이어의 대규모 자원을 지원받아 개발한 딥시크는 오픈소스 대형 언어모델을 개발하는 중국의 인공지능 연구기업이자 회사의 제품명이라 한다. 저비용고효율의 생성형 언어모델인 딥시크의 상용화가 불러올 경제 정치적 그리고 문화적인 충격의 여파에 대해 전세계적으로 반응이 뜨거웠다. 테크놀로지의 혁신이 사회변화에 미칠 영향에 대해 산업계 뿐만아니라 소비자들의 관심이 다양하게 보도되었다.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쟁투를 다룬 대런 아세모글루과 사이몬존순이 지은 권력과 진보를 읽었다. “인간은 불완전한 제도와 서로 충돌하기 일쑤인 충동을 가진 존재이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은 여전히 인간이다. 우리가 만든 차량이 정의를 향해 달리게 할지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할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가..

책 이야기 2025.02.23

독일여행일지 5

10월 19일 토요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개 같은 가을이 -최승자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 온다. 매독 같은 가을그리고 죽음은 황혼 그 마비된한쪽 다리에 찾아온다. 모든 사물이 습기를 잃고모든 길들의 경계선들이 문드러진다. 레코드에 담긴 옛 가수의 목소리가 시들고여보세요 죽선이 아니니 죽선이지 죽선이전화선이 허공에서 수신인을 잃고한 번 떠나간 애인들은 꿈에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리고 괴어있는 기억의 폐수가한 없이 말오줌 냄새를 풍기는 세월의 봉놋방에서 나는 부스스 죽었다 깨어난 목소리로 묻는다어디 만큼 왔나 어디까지 가야강물은 바다가 될 수 있을까. Self-knowledge is achieved not by focusing at yourself, but by paying attentio..

카테고리 없음 2024.12.24

독일여행일지 4

10월 16일 수요일프랑크푸르트는 프랑크푸르트 앤 마인이 공식 이름이다. 마인강 옆의 프랑켄 도시라는 뜻(도보로 괴테하우스- 장크트파울거리-뢰머광장-대성당-슈테델미술관-마인강 걷기) 생각보다 아름다운 도시, 프랑크푸르트. 어제 오후에 이어 이틀째 여행을 시작한다. 숙소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괴테하우스를 비롯해 뢰머광장 슈테델미술관이 다 있다.30여 년 전 희미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괴테 하우스. 영어교사연수를 런던에서 받고 마지막 1주를 유럽 두어 개의 도시투어를 했을 때 프랑크푸르트에 하루 왔던 기억이 있다. 괴테하우스만 보고 서둘러 라인강으로 버스를 타고 갔던 것 같다. 옛 애인을 보러 가는 설레는 마음으로 대문호 괴테의 집을 찾아 나선다. 구글맵의 도움으로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예전과 달라..

카테고리 없음 2024.12.19

독일여행일지 3

아침 9시 50분경에 M1을 타고 Bahnhof Berlin- FriedrichStrase에서 포츠담까지 가는 S7으로 갈아타고 30여분을 달려 포츠담에 도착한다. 여기서 695번 버스로 오늘의 목적지 상수시 ( 걱정 없는 도시) 궁전에 간다. 이 궁전은 프로이센 국왕이었던 프리드리히 대왕을 위해 만든 로코코양식의 대표적 궁전이라 한다. 그들의 여름별장으로 이용되었고 궁전 끝자락에 그가 묻혀있다고 한다. 2차 세계대전 후 유해가 소련군에게 약탈될 것을 염려혀 히틀러가 베른테로테의 소금광산으로 유해를 옮겼다가 전후 미군이 그의 유언대로 상수시 궁전 계단에 그의 유해를 안치하려고 했으나 포츠담이 등독 관할권으로 되자 마르부르크성에 임시로 안치했다가 이곳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 에서 상수..

카테고리 없음 2024.12.17

독일 여행일지 2

가을에 내리는 비는 가슴으로 파고든다. 영혼의 저음부까지 내려와서 밑바닥을 적시며 고적함을 이끌어낸다.님펜부르크를 가는 날. 카를 광장 (Karl's platz)에서 트램 16번을 타고 로만스플라츠에서 내렸다. old town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고즈넉한 마을이 있다. 궁전 입궁 있는 카페 Housebrandt (Since 1892)에서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과 카푸치노를 주문해서 천천히 쌀쌀한 공기 냄새를 마시며 먹는다. 님펜부르크는 옛날 바이에른 왕국의 통치자였던 비텔스바흐 가문의 여름별궁이었단다. 님프 즉 요정을 뜻하는 아름다운 궁전. 바이에른의 선제후 페르디난트 마리아가 그의 아들 막스 밀 리엔 2세 에마누엘(1662)의 탄생을 기념하여지었다고 한다. 18세기초 에마누엘은 중앙의 5층 저택 주변..

나의 이야기 2024.12.15

독일여행일지 1.

30대에 영국에서 4주간의 영어연수를 마치고 마지막 1주는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비롯해 인근 이탈리아 나폴리와 스위스 취리히를 여행하는 일정이 있었다. 그 시절 독일을 이틀정도 짧게 여행했다. 괴테하우스를 방문하고 라인강을 보았다. 둘째 임신중이었고 빠뜻한 정부지원 교사어학 연수를 소화해내느라 너무 지친지라 짜뚜리 여행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건성건성 별다른 감흥없이 했던 것 같다. 그 이후 환갑을 앞두고 친구와 함께 3주간의 독일여행을 준비했다. 비행기표와 숙소예약을 하고 무엇보다 방문할곳을 미리서 체크하면서 몇달을 들떠서 보냈다. 3주간의 여행이라 가족과 헤어져 있어야하는 부담감이 여행의 설레임을 옥죄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노릇. 이원복님의 과 독일여행안내책자, 그리고 이은정교수저 ..

세상이야기 2024.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