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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폴리틱스를 읽다

"정치의 역사는 인류역사보다 더 오래되었다."권력투쟁의 동물적 기원을 연구하고 책으로 펴낸 프란스 드발의 말이다. 침팬지 연구의 선구자였던 구달선생에 이어 침팬지 관찰기록물을 만들어 낸 프란스 드발의 는 82년에 출간된 이래 30년 넘게 전 세계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의 연구기록은 결국"침팬지도 정치를 한다는 것으로 침팬지 사회에서도 권력탈취, 계급구조, 권력투쟁, 동맹, 분할지배전략, 연합, 특권, 거래와 같은 정치적 활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즉 인간 사회의 권력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정치적 현상들이 침팬지 사회에 연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이 책은 일반 독자 뿐만아니라 교과과정과 사업상담가 그리고 초보 정치자들의 추천도서가 되기도 했다. 그의 말대로 인간과 침팬지는 매우 닮아있기 때문에 그로..

카테고리 없음 2024.07.26

알프스를 품은 스위스를 가다

"Unus pro omnibus , omnes pro uno" 하나는 모두를 위해, 모두는 하나를 위해. 즉 한 국민은 모든 국민을 위해 모든 국민은 한 개개인을 위해라는 뜻. 스위스가 중요하게 여기는 모토가 새삼 마음에 와닿는 이유가 뭘까. 간략하게 스위스 여행 전 읽었던 이원복교수님의 "먼나라 이웃나라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본다. 이나라는 익히 알려졌듯이 영구 중립국이다. 하지만 군대 의무복무 기간이 따로 있는 건 아니라 18세에서 49세까지 스위스 모든 남자들은 자기 집에서 근무하는 예비군들이다. 정작 동원령이 내려지면 수십만 명이 병사가 자기 집에 보관하는 무기 ( 실탄이 장전된 총이 있단다)를 들고 순식간에 집결한다고 한다. 스위스는 "세계의 공원, 유럽의 지붕"이라고 불릴 만큼 국토의 70%이상..

나의 이야기 2024.07.16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을 읽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 사회에서 패자는 ‘경쟁력 부족’이나 ‘무능’이라는 주홍글씨로 낙인찍히는 현실에 대해, 장하준은 ‘불편한 진실‘을 끄집어냄으로써 사람들에게 잊었던 ’ 균형‘과 ’ 배려‘ 그리고 ‘뜨거운 가슴’을 되새길 것을 요구하고 있다.-디지털 타임스 ‘개방과 세계화외에는 달리 대안이 없다는 신자유주의적 조류가 어딘가 잘못된 것 같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반박할 논리를 찾지못해 곤혹스러워하는 모든 이들에게 들려주는 장교수의 경제학 이야기 아홉 마당-머니투데이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서 성인이 되고 교육을 받아 밥벌이를 하고 여러 사회적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 뜨거웠던 삶의 현장에서 벗어나 한 명의 자연인으로 돌아와 인생의 황혼기에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인생의 긴 주기마다 나는 누구며..

책 이야기 2024.06.11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히루키)를 읽다

마르케스의 " 콜레라시대의 사랑"에서 산자와 죽은자의 경계를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처럼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현실이 아닌가. 벽은 존재할 지도 모른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아니 틀림없이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니나 불확실한 벽이다. 경우에 따라, 상대에 따라 견고함을 달리하고 형상을 바꿔나간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1980년 하루키가 서른 초반에 도쿄에서 재즈카페를 하면서 구상하고 쓰기 시작한 미완성 소설이 40여 년이 지나서 그의 나이 일흔한 살에 완성했다는 소설 진실은 일정한 정지 속이 아니라 부단히 이행=이동하는 형체 안에 있다고 작가는 얘기한다. 700여 페이지가 넘는 장편의 소설을 읽는 동안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마치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따라..

책 이야기 2024.05.30

유리알 유희를 읽다

1895년 뉴욕박물관. 앤드류 카네기가 90% 이상의 재산을 기부해서 도서관을 지었다. 피츠버그의 슬럼가 이민촌에 정착한 그에게 앤더슨이라는 사람이 개인도서관을 개방하면서 그는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고 그의 삶의 전환점을 독서를 통해 만들었다. 그는 공공도서관을 통해 사람들이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한 정치문화적 토론의 활성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깨달은 것이다. 특히나 “붉은 청어”라 불리는 생성형 AI가 인류문명의 진보를 넘어 인류자체를 대체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는 요즘. 더 이상 사고하지 않고 주변에 벌어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집중하지 못하도록 주의가 산만해져 있는 상황에서 어쩜 우리는 길을 잃고 인공지능의 세계에서 점차 소외되어 주변인으로 기계의 명령에 종속되는 존재가 ..

책 이야기 2024.05.24

인생은 아름다워

바람의 말 -마종기 우리가 모두 떠난 뒤 내 영혼이 당신 옆을 스치면 설마라도 봄 나뭇가지 흔드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지 마. 나 오늘 그대 알았던 땅 그림자 한 모서리에 꽃나무 하나 심어 놓으려니 그 나무 자라서 꽃 피우면 우리가 알아서 얻은 모든 괴로움이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릴 거야 꽃잎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참을 수 없게 아득하고 헛된 일이지만 어쩌면 세상 모든 일을 지척의 자로만 재고 살 건가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이 시는 조용필이 부른 의 노랫말과 흡사하다. 의사이기도 한 마종기 시인은 고희를 앞두고도 여전히 젊고 댄디하다. 어더 ㄴ선입관이나 고정관념이나 권위로부터 자유롭다. 동화자가 마해송과 우리나라 최초의 여..

나의 이야기 2024.05.11

5월의 제주 ( 3박 4일 )보롬왓, 바농오름, 거문오름. 포도뮤지엄 그리고 가파도

5월의 제주는 아스라한 녹색의 짙음과 얕음으로 피어오르고 있었다. 사시사철 아니 매일 다른 표정과 색깔로 오는 이들을 반기거나 밀쳐내는 제주. 이번 여행은 딸과 함께 하는 3박 4일의 여정이다. 제주행 비행기에서 한겨레 신문에 실린 어는 노신사의 법정뉴스. 그는 30일 제주지방법원에서 ”나를 증명하고 싶었다 “며 4.3 관련 재심재판에서 ”빨갱이“라는 딱지로 평생 자신을 옥좨왔던 족쇄를 벗었다. 그의 70여 년의 개인사는 한국의 현대사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는 듯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으로 간 부모에게서 태어난 그는 해방이 되자 그의 고향 제주 가시리로 돌아왔지만 4.3이라는 광풍에 휩쓸려 다닌다. 영문도 모른 채 피신을 다니다 양심적인 토벌대를 만나 간신히 목숨을 건사하고 피신을 하지만 이후 1950년..

나의 이야기 2024.05.06

나의 올드 오크 ( The Old Oak)- 연민과 희망을 향해

버나드 쇼 ( Bernard Shaw)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에 자신을 맞추고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신에게 맞추기 위해 꾸준히 애쓴다. 그러므로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려있을 수밖에 없다.  영국을 대표하는 거장 켄 로치 감독은 1936년생, 만으로 87세다. 영화와 함께한 세월도 60년이 넘는다. 보통의 감독이라면 진즉 은퇴하고도 남을 때이지만, 로치 감독은 신작 '디 올드 오크'(The Old Oak)를 들고 돌아왔다. 로치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것은 이번이 무려 15번째다. 그보다 더 많이 경쟁 부문에 진출한 감독은 없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 세계에서 단 9명만이 황금종려상 2회 수..

영화이야기 2024.05.06

싯다르타 그리고 . 호의 관용 연민 인내

“나는 사고할 수 있습니다. 나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나는 단식할 수 있습니다. “-싯다르타 싯다르트가 할 수 있는 일이 세상의 이치에 맞게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에겐 너무나 쓸모없고 허깨비 같은 일로 들릴것이다.그러나 역으로 다시 들여다보면 눈에 보이는 실용적인 지식과 기술을 이용한 효용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인간실존에 반드시 필요한 일이 아니던가. 헤세의 두 번째 작품 ‘싯다르타’를 독서모임 회원들과 함께 읽고 토론했다.  생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기다리며 귀 기울이는 일이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과한 일차원적인 욕망을 비워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몸이 앓아누워도 단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짐승은 인간밖에 없다고 그랬으니… 책으..

책 이야기 2024.04.29

홍세화님이 오늘 별이 되다

오늘 2024년 4월 20일 한겨레신문에 실린 우리들의 작은 영웅 홍세화선생님 별세 칼럼입니다 서당 선생이 학동 삼형제에게 장래 희망을 물었다. 첫째는 정승이라 했고, 둘째는 장군이라 했다. 얼굴 가득 웃음 짓던 서당 선생의 표정이 싸늘하게 바뀐 건 셋째의 대답을 듣고서였다. “장래 희망은 그만두고 개똥 세 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셋째는 개똥의 용처를 이렇게 밝혔다. “글 읽기는 싫어하면서 정승 되기를 바라는 큰형 입에 하나, 겁쟁이면서 장군 되기를 바라는 작은형 입에도 하나.” 소년에게 우화를 들려주던 외할아버지가 이 대목에서 문제를 냈다. “그럼 나머지 하나는 누구 몫이겠니?” 소년이 대답했다. “그거야 서당 선생에게 먹으라고 했겠지요. 두 형의 엉터리 같은 말을 듣고 좋아했으니까요.” 외할아버지..

카테고리 없음 2024.04.19